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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orteD

입맛이 쓰다

글쎄요, 명확한 이유를 알면 씁쓸하다고는 잘 표현하지 않죠.

기분이 더럽다, 좀 아쉽다, 안타깝다, 아깝다, 쓸쓸하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켜서, 그걸 씁쓸하다고 하는 겁니다.


혼자서 집에 가면서 철의노동자를 흥얼거리다가 문득 생각이 났죠.

이게 고등학교때 친구에게서 처음 들었을때는 웃긴 노래라고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지환시 과가로 쓰일때만 해도 재밌지만,

그 내용은 그리 가볍게 넘길 '과거'는 아닙니다.

지금은, 글쎄요. 지난 유물이 아닌가 싶네요. 그 시대의 노래.


05년일겁니다 아마.

새터가는 버스에서 다들 노래 하나씩을 하는데,

친한 형이 '청계천 8가'였나요. 그걸 불렀어요.

이제 여러분들은 이런 노래를 거의 듣지 못할 거라면서 말이죠.

그 말대로, 학생운동의 시대는 갔어요. 03, 04, 05학번을 거치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세력도 사라졌죠.

그와 함께 민중가요도 갔어요.

제가 지금 알고, 조금씩 따라할 수 있는 것은 딱 세 곡 밖에 없네요.


민중, 연대, 이런 개념들은 90년대에 두고 온 것 같아요.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세상이 되었죠.

당장 지금만 해도 본부에서 대학노조의 투쟁이 있지만

(법인화에 관련된 직제개편 갈등?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 취지는 십분 이해하나 이 사안은 다른 대학 구성원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죠.


평범한 사람으로서 도대체 뭘 어찌해야 하는건지.

한푼 두푼 없는 월급 쪼개 모으는것도 벅찬데

신경쓰기도 벅차죠.


이래저래 개인적으로도 뭔가 복잡합니다.

누구는 펠로우를 너무 쉽게 받는 것처럼 보이고.

다들 각자 참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것 같은데.

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사실 평범한 삶이라는 것 자체가 이루기 힘든거라는 말도 있죠.


loL하면서도 가끔 그런걸 느껴요.

챔프 성능을 완벽하게 끌어내지도 못하는데 뭔놈의 카운터 타령일까.

그냥 양민인 주제에 뭘 이리 아등바등일까.


도대체 무슨 소리를 쓰고 싶었던 건지도 잘 모르겠네요.

복합적으로 씁쓸한거고, 이유는 이런저런 것들인것 같은데, 그게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녀는 빨리가네
쫒아가는 내발걸음 느리네
가는길 햇살 잠시쬐 더느려지네
작은 꽃 민들레 내넋을 다뺏기네
그녀닮은 구름보다가 그녀 발자욱 놓치네
하지만 그녀는 너무 빨라
그녀남긴 눈물도 재빨리 말라
가지마 가지마라는 말따윈 소용이없어
그녀는 앞으로만 달려가는 경주마 한마리 같아

-레이지본, lazY


Bravo Bravo 꿈이 뭐야 술잔에 담아 마셔버려라
Bravo Bravo 꽝은 없어 묻어가는 인생이여 Bravo

-레이지본, 에스컬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