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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더위먹음 사람 이름을 순간적으로 기억해내지 못한다. 최근에 잊어버렸던 사람으로는 완기형, 창구형, 쌀. 이름은 존재의 본질이라는 생각은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전해오는 뿌리깊은 사상으로 기독교에도 기저에 깔려있는 생각이며(e.g. 테트라그라마톤) 각종 판타지에서 심심찮게 사용되는 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순간적으로 존재를 박탈당한 세 분께, 아무도 안 보겠지만 사과를. 그런데 뭐랄까. 좀 독특했던 경험은 그런 상황에서도 존재 자체가 흐려지지는 않았다고 해야하나. 순간적으로 그들은 '이름으로부터 추방된 자'가 되었던 것이다. 굳이 김춘수 '꽃'을 들먹이지는 않겠는데 여러가지로 고대의 그 형벌과 내 상황은 많은 차이가 있으니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생각도 깊이 파고들자면 꽤 현학적인 주제가 .. 더보기
vanishinG personA 페르소나, 즉 어떠한 인격체의 소멸은 그 인격체가 더 이상 다른 인격과 구분이 되지 않을 때 일어난다. 네오는 네오였고 그 가운데서도 제법 많은 세부적인 차이가 있었고 현실의 나는 그냥 나였을 뿐이다. 그것은 다른 인격체였지. 그 차이는 내가 1학년때, 현실에서도 네오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없어졌다. 탓을 돌리자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는 대중 때문이었다. 캐릭터와 그것을 플레이하는 사람을 분리해서 생각할 줄 모르는 것이다. 다른 세상을 가져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 믿음을 견지하고 있다. 그들은 분명히 다르다. 물론 캐릭터에 플레이어를 끌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단순히 캐릭터 차원에서의 교류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럴 때는 나도 내가 나서서 교류하는 것이 맞는 일이다. .. 더보기
신문에 이름을 싣는 것 대학신문 이야기다. 기고를 통해서 이름을 싣는 것은 쉬운 축에 속하는 일이다. 한 주에 기고문이 그렇게 많지도 않을테고. 입학과 졸업으로 실리는 이름은 세지도 않는다. 그것은 통과의례일 뿐이다. 하지만 이름이 기사화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신문사의 눈에 들 정도의 일을 해서 이름을 알리는 일이니까. 나는 두 번이나 이름이 기사화된 적이 있다. 한 번은 1학년때 축제에서, 보드게임 대회 우승해서 이름이 났고, 그 때 받은 카탄은 여전히 잘 쓰고 있다. 젠가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리고 2학년인가 3학년때, 아마 후자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황우석 줄기세포의 윤리적 문제였나, 그런 것과 관련해서 인터뷰를 받은 적이 있다. 물론 신문사 연줄을 통해서 받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 때 뭐라고 했는지는 잘 기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