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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orteD

번역과 정보량의 문제에 대하여

전에 채쌤이 그랬다던 것 같다.
개인연구 과제로 변역을 하겠다는 사람에게
알마게스트 쯤이나 되어야 과학적인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던 것 같다.

요즘 번역일이라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TIG에서 본 이름미상 팀의 번역관에도 어느정도 공감하였고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232897&category=103)
우연히 읽게 된 블로그 포스트의 댓글 논쟁에서도 느낀 바가 많다.
(http://minjang.egloos.com/2276996)
그리고 내년에 외국인 학생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데
그로부터도 또한 영감을 받은 바가 있어 포스트를 작성해본다.
(http://spectro.egloos.com/1493974#1006273)


두 번째 링크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우리같은 프로는 영어를 안 할 수가 없다.
최전선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해야 하는 시점에서
그걸 한국어로 번역하고 앉아있을 시간따윈 없는거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가 없지만, 타겟이 바뀌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예를 들면, 올림피아드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학부 저학년생들,
또는 뭔가 알고자 하는 일반인들.
영어가 아무리 필수인 시대라 하더라도 우리의 모국어는 한국어고
따라서 좋은 책이 한국어로 나온다면 제법 많은 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간극을 줄이는데 유용할 것이며
캐뉴비들의 천문학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우리가 인력수급에 문제를 겪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어릴때 그런 것을 보고 큰 사람은
'그거하면 뭐해요?'같은 병신같은 질문은 안하게 되니까.

두 번째 링크의 댓글 중에 잠깐 언급된 부분이지만
일본의 번역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메이지 유신 이후로 지속적인 번역작업을 통해 쌓여온 정보들이고
그것이 일제시절 동아시아 전체로 파급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정보들은 뉴비들이 처음으로 그 주제에 대해 접하게 되는 것으로써
사고의 확장에 기여한다. 그것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런데 한국어로 된 정보량은 어디 비교할 정도가 못된다.
당장 위키피디아 메인화면에서 항목수를 비교해 보라.
영어와 한국어는 10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번역.
이름미상팀도 말했지만 번역은 영어가 문제가 아니고 국어실력의 문제다.
영어는 특정 분야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말을 하는지만 알 정도면 된다.
적어도 'fire in the hole'은 '구멍에 쏴'로 바꾸지는 말아야 할 것 아닌가.
(http://exthrill.egloos.com/2089605)
천문학 관련 번역이라면 그럴 우려가 없겠지 하는 생각해서 써 봤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다보면, 나름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서 괜찮지 않을까.
물론 번역만 전문적으로 할 때의 이야기다.

외국인 학생이 들어온다는 것은
천문학과 대학원생 전반의 영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한 명을 위해 다른 모든 사람의 이해도를 저하시키는
그런 선택을 교수님들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내 생각에는 이게 가장 좋을 것 같지만 꼴은 좀 우습겠네.
정보의 대부분은 명사와 동사가 가지고 있으니
조사나 꾸밈은 한국어로 하고 명사와 동사를 영어로 한다면

-'저 star는 A type이니까 hydrogen line들이 strong하고
여기 밑에 cool star들은 metal line이 strong한걸 쉽게 볼 수 있어요'
-'shock을 크게 나눠보면 isothermal shock과 adiabatic shock이 있는데
cooling이 매우 short한 time scale에 일어나서 그 시간을 ignore할 정도가 되면
그걸 isothermal shock이라 불러요'


.....아니 지금하는거랑 똑같잖아-_-
쌤들, 외국인 학생이 한국어 수업을 들어도 이해엔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