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의 모든 떡밥은 이 포스터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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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포스팅을 읽고, 또 리플들을 읽고 느낀바가 있어서 남겨본다.
내가 에바에 레진만큼 열광하지 못하는 것은
어릴때 완전히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난 비디오로 8편까지밖에 보지 못했다.
그리고 10대가 끝나서야 모든 것을 볼 수 있었고.
10대가 끝난 순간 에바의 파괴력은 현저히 감소하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신지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만한 정신은 이미 어느정도 성숙해져버렸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에바를 엄청난 상징의 해석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편이다.
하지만 덕후인만큼 LCL이 흐르고 있지
그리고 이어지는 찬사들은 덕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듯 하다.
일개 블로거와 그 리플들로 이런 소리 하는 것은 별로 설득력도 없지만.
(사실 레진이 '일개'블로거는 아니긴 하지만)
그것은 '취미'다.
오타쿠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달까.
일본 내에서의 오타쿠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와는 별개로
우리나라에서의 오타쿠는 매니아와 동일시되는 단어이며
이를 순화한 덕후, 는 '취미를 가진 사람'과 치환이 가능한 상태다.
'님 취미가 뭔가연' '독서요'당연히 단어가 다른만큼 뉘앙스가 다르긴 하지만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님은 무슨 덕후임' '책덕후'
오타쿠라 불리던 레벨은 점점 사라지고 덕후의 레벨이 늘어났다.
그리고 일상용어가 대체될 정도라면, 글쎄 이젠 그걸 구분하는데 의미가 있는걸까.
현시연에서 마다라메는 이렇게 말한다.
오타쿠는 그만두려 한다고 해서 그만둘 수 있는게 아니야.며칠 전에 krypT님은 이렇게도 말했다.
되려고 해서 된 게 아니니까, 그만둘 수 없어.
일코 좀 하려고 했으나 본바탕은 속일 수가 없죠 ㄲㄲ
그냥 우리를 잡아 끄는 것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덕후다.
그게 애니든 게임이든 야구든 축구든 물리문제든 소녀시대든 미연시든 상관없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좋아할 뿐인거다.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지탄받을 일도 아니다.
생산성? 있을리가 없다. 오히려 잉여짓의 극치일 뿐이다.
하지만 남는게 없다고 후회해서는 안된다.
어떠한 형태로든지 그 기억은 남았고, 감정도 남았다.
10년이 지나 새로 에바가 나온 지금 그렇게 쌓여있는 덕력기억과 감정이
진정 쓸모가 없는 것인가?
20년동안 똑같은 이야기 할 정도로 발전이 없었다면 누가 부끄러워 해야되나
여러번 말해왔었다. 그 모든 것이 자기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라고.
그 경험 자체가 남은 것이기에 우리의 덕후질은 의미가 있다.
애니 보는 것이 점점 뜸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탈덕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
다만 다른 덕후가 될 뿐이다. 진화하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어느 서브컬쳐에 머무를 뿐임은 자명하지 않은가.
현실에 매몰되어 기계가 되지 않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