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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orteD

'슈퍼 지구'에 관한 기사 중 단 하나의 잘못된 기사로부터 시작된 분노의 포스팅

시작은 이러하였습니다.
http://spectro.egloos.com/2267289

#8. '바다와 대기' 있는 슈퍼지구 발견

중요한건...기사 내용에....
연구진은 우주 망원경을 8대 이용해... 
연구진은 우주 망원경을 8대 이용해... 
연구진은 우주 망원경을 8대 이용해... 
연구진은 우주 망원경을 8대 이용해... 
연구진은 우주 망원경을 8대 이용해... 

... ... ...
... ...
...

외계행성 요즘 쫌 뭔가 재미난거 관측하려면 우주망원경을 이용해야잖아.
그런데 우리는 우주 망원경 없잖아?
우린 안될거야 아마....

과학발전을 부르짖는 명박님 신천 망원경 떼서 나로호에 붙여서 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사실은 저 포스팅보다 기사를 먼저 봤고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우주망원경 8대? 가시광으로는 HST하나 있고 자외선에 GALEX하나
X-ray에 Chandra/XMM/ROSAT(이건 가동중인지 모름) 적외선으로는 AKARI/Spitzer/Herschel
이제는 더 안쓰는 망원경들까지 동원해야 8대가 나올 기세입니다.

그래서 진실을 캐기 위해 원문을 보았지요.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1217601006

...그리고 나는 이후 조사를 통해 이 강경윤이라는 기자가 사실확인도 제대로 안 했으며
다른 기사와 비교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과학 관련 기사는 내용이 뭐 좀 어렵기도 하고 해서
조금 틀린건 그냥 쿨하게 넘어갈 수 있는데 이건 그 정도가 너무 심해요.
역시 요즘 기자는 개나소나 합니다.



본격_기사까기

  1. 이 기사에서, 이 연구는 Geoffrey Marcy라 하는 UC Berkeley 천문학과 교수의 연구진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나와 있으나, 네이처 원문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62/n7275/full/462853a.html

    별로 길지 않은 단순 소개글인데, 이에 따르면 이 연구는 Charbonneau et al.의 것이며, 이 연구진은 하버드-스미스소니안 천체물리학 센터 소속입니다. 즉 제프리 마시의 소개글을 제목과 저자만 보고 휘갈긴거죠. 네이처에 실린 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A super-Earth transiting a nearby low-mass star

  2. 워터월드 발견은 MEarth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에 일어난 것입니다. 이 MEarth는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M dwarF를 조사하는 것인데요, 다음 링크가 이 프로젝트의 홈페이지입니다. 우주망원경의 위용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cfa.harvard.edu/~zberta/mearth/

    우주인데 구름도 있고 하늘도 파래요. 나무도 있네요. 판도라 행성인가요?

    40cm망원경 8대에 2K*2K CCD를 붙여서 씁니다. 좀 한다 하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는 이 정도 스펙의 장비가 갖춰지는 수준이지요. 이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외계 행성에 물이 있다, 바다가 있다, 이런게 아닙니다. 실제로 발견된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거야 다 예상할 수 있던 거지요. 중요한건, 이러한 일반인들도 갖출 수 있을 정도의 장비로 네이처에 실릴 정도의 발견을 해 냈다는 겁니다.(사실은 위의 논문을 보면 알겠지만 분석이 문제지요.)



이래서 언론은 믿으면 안돼요.
(아. 다른 언론사의 기사는 다 정상입니다. 나우뉴스만 저래요.)
비판적으로 가려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의심부터 해야죠.
옛날과는 다르게,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짜를 가려내는 능력입니다.
이게 안되니까 순식간에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고 그러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