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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orteD

더위먹음

사람 이름을 순간적으로 기억해내지 못한다.

최근에 잊어버렸던 사람으로는 완기형, 창구형, 쌀.



이름은 존재의 본질이라는 생각은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전해오는 뿌리깊은 사상으로
기독교에도 기저에 깔려있는 생각이며(e.g. 테트라그라마톤)
각종 판타지에서 심심찮게 사용되는 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순간적으로 존재를 박탈당한 세 분께, 아무도 안 보겠지만 사과를.

그런데 뭐랄까.
좀 독특했던 경험은
그런 상황에서도 존재 자체가 흐려지지는 않았다고 해야하나.
순간적으로 그들은 '이름으로부터 추방된 자'가 되었던 것이다.
굳이 김춘수 '꽃'을 들먹이지는 않겠는데
여러가지로 고대의 그 형벌과 내 상황은 많은 차이가 있으니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생각도 깊이 파고들자면 꽤 현학적인 주제가 된다.
난 더위먹었으니 일단은 잊어버릴란다. 생각나면 다음 기회 언젠가에 포스팅 하도록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