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시절에 했던 사람은 잘 기억하고 있을 퀘스트.
사실 오리지널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퀘라 하면 역시 가족과 사랑을 꼽는 사람이 많고
나 또한 동의하는 편이다.
다로우샤이어 전투도 괜찮고.
물론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는 것은 흐르는 모래의 홀.
(나도 이거 다 끝나감!)
이런 식의 스케일 크고 짜임새 있는 퀘스트들은 이후 확장팩에서
많이 추가되어서, 가로쉬 갱생 프로젝트라던가, 분노의관문/언더시티 침공, 죽기 시작퀘 등
'이것이 와우다'라고 할 만한 것이 많아졌다. 하지만,
다들 해 봤을 이 퀘스트가 내게는 생각보다 큰 울림을 가지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안돌할의 크로미가 소환사 아라즈를 잡을 때 도움이 되는
특수 약화장치를 보상으로 주는 퀘스트인데,
크로미에게 가져가야 하는 시계는 이러하다.
이 퀘스트는 할 때마다 클리셰 같은 느낌이 든다.
네 번째 캐릭터가 이 지역을 통과했고 이 퀘스트를 하였으니.
안돌할이 파괴되던 시각.
묘하다. 움직이지 않는 시계가 참상의 증거로 남았다.
청동용군단이 이 증거를 가지고 무슨 일을 할 지는 이해할 수 없다.
나 또한 여기를 지나가, 아웃랜드의 궤적을 밟고 리치 왕의 몰락을 곱씹으며
이제 곧 새로운 아제로스를 맞이하게 될 테지만,
그 옛날 여기에서 죽은 티미와 미쳐가던 아서스,
안돌할과 스트라솔름의 파괴 전후를 떠올려보면
명확하지는 않지만 어떤 참담함이 느껴진다.
지금은 단순히 60이 되기 전의 마지막 렙업 코스일 뿐인 역병지대는
와우 근현대사의 많은 것을 지닌 지역이다.
예전에는, 아니 지금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지역이 차지하는 묵직함이 자꾸 이곳을 생각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