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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etC

halF-lifE



98년작입니다.

GOTY 50개를 휩쓸었다더니, 그럴만도 합니다.

이걸 적어도 2000년에는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2013년, 나온지도 벌써 15년.


FPS게임에 엄청난 전환점을 가져다 준 작품답네요. 레벨 디자인이 정말 멋지게 되어 있습니다.

챕터는 나눠져 있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전부 연속된 것으로 느껴지죠.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는데, 전 오히려 컷씬이 있는게 낫네요.

물론 저 시대에서는 획기적인 스토리텔링이긴 합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전달을 위해

이야기의 디테일이 전달되는걸 포기한 것처럼 생각되네요.


아 물론 단점은 존재합니다.

스토리에서 매력을 느낄 수가 없네요. 외계인물/SF물을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 반영되기도 했겠지만

27세의 이론물리학 박사 고든 프리만이 보호복만 입고 크로우바를 들었다고 해서

모든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스이펙트의 쉐퍼드라면 모를까.


98년 당시의 3D는 정말로 큰 단점입니다.

수시로 발생하는 지형에 끼이는 버그는 아마 이 탓이지 싶네요.

2D라면 80년대의 게임도 지금 못 봐줄 정도는 아니지만

초창기의 3D는 폴리곤 해상도가 너무 낮아서 정말 봐주기 힘듭니다.

그래서 FF7이 스팀에 올라왔지만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한 것이지요.

툼레이더 1을 그 당시에는 잘 했었지만- 지금은 못할겁니다. 괜히 애니버서리가 나온게 아니에요.

그나마 하프라이프는 98년작 치고는 폴리곤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었죠.

물론 난이도 높일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정은 좋았네요.

쉬움으로 했는데도 AI가 미친듯이 좋아서 꽤 고전했습니다.


또 단점이라면, 원본의 맛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하프라이프는 모드로 유명하죠. 개조의 자유를 보장한 만큼, 반대로

오리지널리티의 훼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스토리를 건드리지 않았으니, 중요하지 않다면 중요하지 않겠지만

뭐 그게 대수냐, 어쨌든 제대로 깨지 않았냐, 하면 그렇기는 하지요.

다만 제작자들의 최초 철학이 변경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찝찝함의 근원인겁니다.

최초의 의도를 다시는 알 수 없다는 것은 묘한 상실감을 부릅니다.

단순한 난이도, 밸런스 패치, 버그 수정이라면 디자인 차원의 문제지만요.

오리지널이라고 하긴 했지만 이 역시 어딘가 변경된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있구요.

과한 걱정이겠습니다만;;


최악의 단점이자 최고의 개그는 역시 더빙입니다.

이건 미친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더빙을 들어보니 넥슨이 돈 아끼느라 성우 쓰지 않고

직원들 몇 명에게 시켜서 녹음한 티가 팍팍 느껴지네요.

그 시절의 넥슨이면 그리 큰 회사도 아니죠.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 뿐이겠네요.

2000년이 되어서야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나왔던 것 같으니까요.



추가. 소스버전을 잠깐 테스트 해 봤습니다.

확실히 그래픽 엔진이 개선된 것이라 눈이 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