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걸렸네요. 스샷은 게임의 시작과 끝입니다.
가방 30개가 수집 요소인데, 20개 모았습니다. 더 모을 생각은 안 드네요.
딱히 업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임 내 해금요소가 컨셉 아트나 그런 것들이라서요.
색감의 대비가 굉장히 모던합니다.
도시를 흰색과 파란색 위주로 구성하고, 목표를 빨간색으로, 그 외에 루트는 다른 색을 넣어서
시선 유도를 자연스럽게 해 냅니다. 이 디자인은 꽤 칭찬할만 합니다.
챕터간의 전환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하는 것도 독특했습니다.
칭찬은 저 정도만 하겠습니다. 단점이 너무 치명적입니다.
파쿠르를 1인칭으로 보여주니 멀미가 납니다. 그래서 연속 플레이를 할 수가 없어요.
1인칭 시점이라는게 현실적이고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한 장치인데, 그 부작용을 전혀 생각 안 한 것 같아요.
멀미는 자기의 시각과 흔들림사이에 괴리가 있을 때 나타나거든요?
거기에 익숙해 질수록 부차적인 정보를 뇌가 무시하기 시작하면서 멀미가 없어지게 되는데,
아니 모든 움직임에 흔들림이 들어가 있으니 멀미가 안 날 리가 있습니까?
나는 가만히 패드 붙잡고 안정된 자세로 앉아 있는데, 게임 화면은 흔들리고 구르고.
과도한 흔들림만 자제했어도 이렇지는 않았을 겁니다.
멀미는 곧 시점과 플레이어의 불일치를 의미하므로, 1인칭의 가장 큰 덕목이어야 할
주인공과의 일체감은 끝까지 느낄 수 없게 됩니다.
페이스가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도시의 스케일에 비해 내가 사용하는 오브젝트는 너무 빈약하구요.
도시가 별로 예쁘지가 않습니다. 아니 예쁜지도 모르는데, 내가 보는 도시는
건물 옥상과 비상통로와 철망, 에어콘 실외기, 공사용 자재들, 이런 것 뿐이거든요.
색감 대비는 장점이자 단점이 됩니다.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두운 부분이 생겨요.
게임 내에서 contrasT와 brightnesS를 조절해야 할 정도. 눈이 편하게 해 놓으면 어두운게 안 보이고,
어느정도 보이도록 해 놓으면 눈이 아플 정도.
이러다보니 9시간으로 끝난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플레이하기 힘들어지는데 얼마 안 남았다니 억지로 했구요. 그러니 스토리가 더 길 필요도 없습니다.
파쿠르를 게임 속에 적극 차용한 게임들이 요즘 꽤 많습니다.
어쌔신크리드가 그 좋은 예가 되겠네요.
미러스 엣지와 대조적으로 3인칭을 채택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건축물에 대해 억세스가 가능하고
멀미가 나지 않습니다. 몰입감은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해결해 내지요. 더 긴 볼륨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수집 요소도 많고, 여러모로 하기 즐거운 게임입니다.
미러스 엣지를 하면서 계속 저 생각이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