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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terS

우울함이 내려 앉다

눈이 와서 엉망이 되어버린 길을 걸어 돌아오다


창의와 규호는 디펜스를 한다

경진이는 애를 낳았다

효원이도 애를 가졌고

석호는 결혼을 한다

페라로는 evolveD BSS라는 영역으로 진출했다


내 오른눈은 급격하게 나빠졌고 빛 잔상이 계속 보인다

그렇게 건강을 대가로 내었으면 무엇이라도 얻었어야 하는데

0.4, 또는 0.7정도의 시력으로는 아무것도 살 수 있는게 없었나

목돈이 뭉텅이로 사라져 잔고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아빠도 퇴직을 하고

친구들도 결혼을 하고

동생도 취직을 한 지 오래다


작년에는 연말에 실패한 역사를 주욱 읊었고

올해는 아마도 제자리에 머무른 역사를 다시 주욱 읊어대겠지

최소한의 성취감만 있었어도,

-이젠 더 이상 이 길에 희망은 없는가

자신감이란 저 성취감으로부터 나오는 것

내게 그런건 없다


몸은 강제로 주말 이틀을 꼭꼭 지켜가며 쉬었어도

정신은 올해 내내 쉬지 못한 것 같다

잠드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손에 쥔 것은 여전히, 없다


내일은 언제나처럼 다시 출근하고

발표하고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타박받을 것이다- 당신이 이 일을 반 년 이상 지연시키고 있어

딱히 반박은 하지 않을 것이고

자신없게 대답하겠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남아있는 건

들어간 시간이 아까워서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