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식을 들은 날, 나는 정확히 열 명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기껏 야단 아닌 야단을 친 다음의 행보로서는 매우 적은 수였지만
그마저도 멈칫거릴 수 밖에 없었다.
중간에 들은 약간의 디테일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뭐나 된다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그런 자격이 있는 것인가. 너무 떠들고 다니는게 아닌가.
자격이 없더라도 알려야 한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멈칫.
며칠 전에 만난 두 사람에게는 미처 말하지 못했다.
아마 내 전달의 최종 한계가 그 두 사람일텐데, 그 날은 묘하게도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말을 꺼낼 수조차 없었다.
아마 다음 언젠가 좀 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만난다면
지나가듯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날이 당분간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세상은 애매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정하고, 행동하는 것은.
여러 관계망 속에서 나의 역할이 어떤 일을 강제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행하는 것은
어른의 일이다.
멈칫거리더라도, 이내 그 역할에 순응해야 한다.
문득 그리운 얼굴들이 떠올랐다.
난 왜 그들에게, 사실은 지금도, 그리 살갑게 대하지 못하였을까.
다시 사람에게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