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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woW

유례없는 세기말 현상, 와우는 과연 어떻게?

무슨 칼럼인것마냥 제목을 뽑아 봤습니다.

최근 플포 레이드 게시판에서는
평소의 순환떡밥중 하나인 '신규유저 진입장벽'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와우는 진입장벽이 낮죠. 그건 부정할 수 없어요.

하지만 막공의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거기에 골드 인플레, 세기말 현상, 리분 레이드 정책이 겹쳐지면서
유례없이 이 떡밥이 흥하고 있습니다.
일단 하나하나 살펴볼게요.



1. 신규 유저의 성공적인 안착
일단 만렙을 찍은 뉴비는 pvp에 관심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영던을 돌면서 레이드 컨텐츠를 즐길 기회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씩 막공을 돌다보면 점점 템이 좋아지고 적응을 해 가면서
기존 사회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되죠.

문제는 지금 상황이 그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2. 골드 인플레
현재의 한국 레이드 공격대는
95%의 골드 막공과 5%의 멸종위기 정공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잘 봐줘서 5%인 것 같긴 합니다.

골드는 사실 시스텝에서 나오는 양이 이전 불성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어요.
수리비가 늘어나긴 했지만, 생산량이 오른만큼 소모도 오른거니 문제가 없지요.

하지만 중국산 오토들이 골드 생산을 폭증시킵니다.
거기다 골팟으로 인해 골드의 사람간 거래도 매우 활발하고 덩어리가 커요.
인플레가 안 일어날 수가 없지요.



3. 세기말 현상
루비 성소의 추가 이후로 리분은 더 이상의 컨텐츠 추가가 없을 예정입니다.
아직도 대격변 클베는 안정화되지 않았고 후반부 컨텐츠가 공개되지도 않았지요.
지금같은 추세로는 수능 시즌에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미 끝을 본 레이드 던전을 3개월 정도나 더 우려먹어야 하지요.


4. 레이드 정책
문제는 갈 곳이 너무나도 적다는데 있습니다.
그것을 심화시킨 주범은 십자군입니다.
십자군의 오버스펙과 지나치게 쉬운 난이도는 그 이전의 울두아르와 낙스 및
기초 레이드 던전을 질식사 시켰습니다.
얼왕 3종 영던에서 나오는 템이 월등하구요.
즉, 지금의 레이드 던전은 십자군-30% 버프받은 얼왕-루비 성소
3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5. 이 모든 것을 다 합쳐 봅시다.
오리때는 화심 - 검둥 - 안퀴 사원 - 낙스라마스로 이어지는 40인 공대와
줄구룹 - 안퀴 폐허 루트의 20인 공대가 있었으며
오리지널이 끝날 때까지 평균적인 공대는 안퀴 사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정규분포를 가정한다 해도, 기초 레이드 던전과 20인 던전이 버려지지는 않습니다.

불성때는 그룰, 마그 - 불뱀 - 폭요 - 하이잘 - 검사 - 태양샘이라는 다채로운 25인 던전과
그 간극을 살짝 메워줄 카라잔 - 줄아만이라는 10인 던전이 있습니다.
세기말이 되었을 때 평균적으로 공대들은 검사에 머물러 있었고,
카라잔과 마그는 살짝 죽은 감이 있지만 그룰은 용뼈때문에 성황이었습니다.
어찌됐든 파멸의 메아리 패치로 엄청난 너프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초 레이드가 없어지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기억합니다.

그러나 지금. 위에서 말했지만 레이드 던전은 3개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제가 체감하고 있는 던전의 수는 1.5개입니다.
십자군은 전혀 보이지 않고, 얼왕 하드팟만 보이고, 가끔 루비 성소가 보여요.

지금 와우는 이 단조로운 컨텐츠를 3개월 이상을 더 유지해야 한다는게 문제입니다.



시스템적으로 와우는 진입장벽이 낮다고 서두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만렙 찍고, 얼왕 3종 영던 돌고 나면 얼왕 일반정도 들이대 볼 스펙이 되죠.
아니면 십자군 갈 스펙이라던가. 어쨌든 그렇습니다.
하지만 막공의 진입장벽은 기어스코어 5700? 하여튼 5천대 후반입니다.
다들 얼왕 하드를 하니까요.

뉴비는 기껏해야 5천대 초반입니다.
이 스펙을 올리려면 어딘가 가서 뭘 먹어야 하는데,
십자군 팟은 생기지를 않습니다. 거기라도 손님으로 가야하는데
손님은 언제나 풀이구요. 그렇다고 얼왕 일반에 묻어갈 수도 없고. 하드팟에는 갈 수 없고.
어찌 사장으로 간다고 해도 골드 인플레로 인해 템 하나의 가격이 부담스럽게 높아져 있고.
그러면 이 뉴비는 안착하지 못하고 와우를 떠나게 되지요.
신규 유저가 없다는 것의 심각함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이니 생략합니다.



신규/복귀 유저가 가장 힘든 시점에 제가 돌아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막공이 판치는 세상이 옳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위세가 정공을 멸종시킬 정도이니까요.
물론 최상위 컨텐츠를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블리자드의 정책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 여파는 지금 이렇게 나타나고 있지요.
불성 정도의 디자인이 참 좋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적어도 그 시절에는 접속한 뉴비가 할 일이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뭐, 사실 별로 기대도 안했지만.

유저 이탈은 대격변 전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요즘은 스타2라는 대체재도 하나 있구요.
할 게 없어서 접는 사람과, 할 걸 다 해서 접는 사람이 같이 나오게 되겠죠.
대격변이 일어나서 사람이 다시 원래대로 늘어났으면 좋겠지만
6년이 된 게임이 그러기에는 사실 힘들지요.

아우 진짜 십자군 팟만 많아도 뉴비들 죽는다 소리는 안나오는데
하여튼 망조가 보이긴 합니다. 대격변 전까지 어떤 세기말 현상이 나타나는지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