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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먹은 달 검은 구름이 초생달을 드문드문 가리었다.나는 10년된 인연들의 처음을 떠올렸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라는 말은 의미없는 제목이다그저 오늘은 어딘가, 익숙해지지 않는 피로가 몰려왔기 때문인가그들과의 옛날을 그렇게 흘려보내서는 안 되었다,같은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었다아쉬움이요 동시에 후회인 chaotiC gooD의 세상은 존재하지도 않으니내겐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딘가 메마른 삶의 냄새가 났다달은 어느새 구름을 살짝 밀어내고는 반달이 되어 있었다 더보기
이 모든 일은 마음 속에만 간직하였다 그 때가 아름다웠건 그렇지 못하건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은 아픔이다 어색하지는 않았으나 나에게 남은 것은 한 줌도 되지 않는 기억 그리고 그마저도 사라져간다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렸다 얼마 되지도 않는 나이를 탓해본다 작금의 무게가 눈꺼풀을 무겁게 짓눌러 뒤를 돌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어느새 고이 고이 이 모든 일은 마음 속에만 간직하였다 가끔씩 꺼내어져 눈 앞에 들이밀어 질지라도 미소짓고 선 지금은 굳건히 변하지 않는다 더보기
일상 머지않은 거리엔 소복히 눈이 쌓일 것이다 질척거리는 눈길은 어느 것도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제멋대로 은행이 터져버린 길에 한기가 내려 어두워진다 기다리던 태양은 어느새 짙은 구름 뒤에서 떠올랐다 조용히 날들이 지나간다 더보기
차다 어둠이 빛을 먹어버린 어느 밤이었다 나는 친구의 집에서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모르는 골목으로 접어들며 잡힐 듯 말 듯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파는 지나갔다지만 무언가 추웠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던 장기하가 떠올랐다 친구의 집은 아직 따뜻하지 않았다 내 집도 요즘 차다는 것을 떠올렸다 홈 스위트 홈은 실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침에 추운 집을 나서서 저녁에 추운 집으로 돌아온다 불을 켜도 뺨에는 미약한 온기만이 남았다 따뜻함을 주던 사람은 항상 내 옆에 있지 않다 손 끝 어딘가에 서리가 내리는 듯했다 더보기
겨울의 시작 겨울은 가을이 끝나고부터가 아니고 추워지고 시들어버린 잎들이 어딘가 설익은 비에 쓸려 떨어지고 서리가 무덤을 뒤덮을 때 그 때부터 더보기
아련히 아리고 안타깝고 그것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꿈이었다 자세한 기억을 남기지 않으면 희미해져서 잊혀지리라 그러나 아련히 아리고 안타까운 느낌은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는 더 많을 것이니 굳이 남기지 않아도 될 것을 남기는 것은 도대체 어떤 심정의 발로인가 채색된 과거에 손을 내미는 짓은 아무런 도움도 위로도 되지 않고 오히려 위험한 파편이 되어 날아오는 법이다 그러하기에 기억의 조합으로 나타난 꿈은 슬프고 씁쓸하다 꿈이 현실이 되어도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음을 꿈 꾸는 동안에도 알고 있었다 시간을 돌려서 그런 실수를 안 한다고 한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그 해에 만들어진 원죄는 아스라히 아련히 아린다 간만에 시가 나왔다. 재미없는 인생이라 더욱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chaotiC gooD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