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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terS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떠나고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 즈음 지난 것 같은데
체감은 3주는 훌쩍 넘어버린 것 같다.

하긴 그 열흘 남짓동안 다른 많은 일도 같이 일어나서
더욱 정신이 복잡하긴 하지만


그쯤 지났으면 사실 감정 좀 추스리고
돌아올 줄 알았는데
나도 그 여파로 한동안 뭐 제대로 못했으니까.
슬슬 일을 다시 해 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려는 순간에
결정적인 사건이 다시 터졌다. 적어도 나에게는.
또 다시 1주일쯤이 날아가게 생겼다.

사람에게는 기대를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걸
자주 말해 왔었고 또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기대가 깨어지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처음 사건이 일어났을 때 누가 회자정리라고 하였다.
그는 그 때부터 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더 멀리서 보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 낙관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블랙 코미디로 점철된 인생이 무슨 낙관론과 어울린다고 그랬을까.

아예 말을 섞기 싫다고 떠나버린 사람에게
거자필반이라는 말은 불현듯 현실이 되어 나타날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것을 방지하고자 '회자'를 회피해버리지만.
이제는 잘잘못을 따질 때는 지나버렸다.
서로는 그렇게 모든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겨버리고
자기는 무죄인 척 살아갈 테지만
어느 순간 '필반'하면 어떻게 될까, 응?


그놈이나 그놈이나.
차라리 그가 나았다.
적어도 이런 미늘은 없었거든.
저번처럼 다량의 공백을 써 가면서 격하게 쓸 수도 있었지만
한 이틀, 지나고 나니 그러고 싶지 않다.
이젠 피곤한 일이다.
문득,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관계를 청산했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어본다.
그냥 씁쓸하지. 애초에 기반이 다른 것을 동일하게 처리하니.


더 이상 말하기 싫어하는 주제를 가지고
혼자서 넋두리 해봐야 별 소용도 없다.
나도 이렇게 간략하게 회자를 정리하고
그렇게 바라는대로 연을 끊어야 하겠다.
그러고보니 나도 두 번째로 비슷하게 당하는 것이구나.
내 주변인에 의해 길었던 연이 끊어지는 것이.
그 때 그들, 그리고 당신,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