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시장인 미국 잡마켓이 얼어붙어 있다는 것은 수 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고
유럽쪽도 그리 다르지 않을 뿐더러
당장 요즘 송박사의 구직활동기를 볼때마다 마음이 갑갑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잠깐 생각해보니
한국은 굉장히 특수한 환경이라서, 낙관적으로 생각해볼 만 하지 않나 싶다.
그 근거는 아마도 세 가지 정도인 것 같다.
1. 내가, 우리가 정규직 트랙에 진입하는 시점은 앞으로 약 7-8년 후다.
학위하는데 3년은 걸릴 것이고, 포닥을 두 번 한다 치면 4년.
이것저것 하는데 꼬이면 1년 더. 대략 그렇다.
2020년. 원더키디는 나오지 않겠지만;
2. GMT 가동
2020년이라는 해는 지금 계획 및 건설 단계에 있는
차세대 기기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할 무렵이다.
안그래도 한국은 GMT때문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계속 부르짖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박사 고용을 늘려갈 것이라고 누차 말했었다.
이 기조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박근혜도 뱉은 말이 있으므로
적어도 임기 중에 상황이 급격히 변하지는 않을 것이고. 2017년까지는.
3. 베이비부머 은퇴
위의 두 가지는 쉽게 연결되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최근에 떠올랐다.
각쌤 은퇴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떠오른 생각인데,
2020년이면, 1960년생이 만 60세가 된다.
70년대 후반 학번을 가진 분들이 은퇴할 시기. 목쌤 구쌤 우리쌤은 1-2년 사이에 동반퇴장 하게 되고,
키아스 박쌤도 그때겠다. 비단 우리학교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다른 곳에서도 이 시기의 사람들이 퇴장하는 시기가 된다.
한국에서 천문학 인력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 이 때이므로,
그리고 마침 베이비부머 세대와 맞물려 있으므로,
지금까지는 대규모 퇴장 없이 천문학자가 늘어만 갔다면
2020년즈음부터는 정규직 천문학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추가가 되면서
연쇄적으로 그 빈 자리를 아래에서부터 채우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외국은 이런 베이비부머와 천문학자의 급격한 등장이 겹쳐서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이런 추세를 적용할 수 없을 것이고 아마도 경제상황과 맞춰서, 잡마켓이 움직이겠지만.
(적어도 2020년이라면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지만 미국이나 유럽이나 회복세에 들어갈 것임)
한국은 3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케이스가 되어서. 생각보다 더 낙관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에도 교수자리가 막 3개씩 비고 연대에도 한둘, 그렇게 자리가 생기겠지만
내가 포닥시절에 막 네이처머겅 두번머겅 이런 실적을 올리지는 못할거니까 그런 자리는 내 것이 아니겠지
목표은 소박하게 천문연 정직원임
다만 조금 욕심을 내보자면, 부산대 안쌤의 빈자리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