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에 겨우 포스팅을 하는게 와우 뻘글입니다.
아마 직전 포스트와 비슷한 글이 될 것 같네요.
6.1 패치가 지난 2월 26일에 있었습니다.
첫 메이저 패치이니만큼 많은 것이 바뀔 예정이었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접한 다음, 지금의 느낌은 썩 좋지 않네요.
듀로탄에서 5.1패치를 맞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뭔가 많은 것이 추가되었지만 본질은 건드리지 못했고,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많은 이탈이 우려됩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와우의 두 축은 pve와 pvp입니다.
먼저 잘 모르는 pvp를 겉핥기 식으로 보면, 아쉬란이 전 서버 통합이 됐습니다.
대기 시간은 좀 줄어들었겠죠. 원래는 2시간 3시간은 예사였거든요.
대신 고승률을 자랑하던 세나 호드는 그 색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아볼라보다 하볼라가 강력하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일방적인 학살을 당하는 건 아닌 모양이지만, 세나 호드 입장에선 달갑지 않죠.
pvp 이야기는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주로 다룰 문제는 pve죠.
6.1에 선행해서 용광로가 공개되었지만, 사실상 6.1 컨텐츠로봐도 무방합니다.
이게 정말 심각합니다.
1월 초의 마르고크 경험 요구는 시간이 지나며 희미해졌습니다.
높은망치는 2시간이면 끝을 볼 수 있고, 그리 어려운건 아니었거든요.
초행자들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선수들이 분포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용광로는 아닙니다.
이번 주의 많은 파티들이 일반 난이도를 665로, 영웅 난이도를 675로 모으고 있었습니다.
가끔 660과 670파티가 보였는데, 저번주까지만 해도 이쪽이 많았거든요.
저도 그래서 겨우 670 만들고, 이번주에는 어디 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모집 난이도가 올라갔네요.
이 파티들은 평균 소요시간 4시간으로, 9보스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블랙핸드는 1월 초의 마르고크 이상으로 별개의 존재입니다.)
블랙핸드만 남아서 다시 파티를 모으면, 템렙 기준이 더 올라갑니다.
그런데 각 난이도에서 주는 템렙은 665와 675입니다.
티어 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는 사람을 모으는거죠. 이건 정상이 아닙니다.
현재의 레이드 구성은 이렇습니다.
완전 초보를 위한 높망 일반팟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난이도는 대체할게 없습니다.
높망 영웅이 약간 존재합니다. 650으로 모으고, 여기에선 670이 나오죠.
그런데 용광로 이후 숙련자가 높망엘 가지 않게 되면서 공략 성공률이 오히려 줄었다고 합니다.
마르고크 못잡고 끝나는 파티가 꽤 나온다고 하네요.
저도 가보고 싶은데, 이젠 670이 되어서 유인 요소가 적습니다.
용광로 일반이 어느정도 있는데, 665/660으로 모으는 4시간짜리 팟이 대부분입니다.
용광로 영웅은 많이 있는 편이고, 주로 675로 4시간짜리를 모읍니다.
높망 신화를 680? 675? 정도로 모으는 파티가 가끔 보이고,
뉴 프론티어에 도전하는, 용광로 신화 (다르마크, 광물먹보 등)가 685? 같은 기준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시간 많이 들여가면서 달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어도 관계가 없습니다.
그들은 와우 동접자가 지금의 10%수준으로 줄어도 할 걸 다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보통'의 한국 유저는, 높망 영웅 수준입니다. 650-660이죠.
이 이하는 이제 막 진입했거나, 아예 레이드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고요.
높망이 나온지 3달쯤 됐고, 주둔지 임무로 올라간 템 레벨도 있고 하니
이제 이 사람들이 높망 영웅을 가거나, 그 다음 단계를 도전해야 할 차례입니다.
그런데 갈 데가 없네요.
2시간 정도를 투자하면 갔다올 수 있었던 레이드의 시대가 지나간 겁니다.
용광로는 4시간을 써야하고, 그렇다고 해서 템레벨이 오르는 곳은 아닙니다. 딜레마죠.
용광로 일반을 돌아서는 템레벨이 670을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높망 신화팟도 없고, 용광로 영웅은 675부터네요?
이 갭은 1월 초의 마르고크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주둔지 임무, 착귀, 제작템 4단계, 기타 등등을 다 동원해야 하는데,
제가 아마 675가 되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릴 겁니다. 그 동안 레이드는 못 가겠죠.
운 좋으면 670팟 한번 정도?
2시간은 어떻게든 마련해도, 4시간은 아니죠.
요구 템렙 기준은 지금 상황에선 쉽게 맞춰지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파티창을 보는데, 원하는 파티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 사람들은 뭘 할까요? 와켓몬?
-떠나는거죠.
6.1 들어가면서 대처를 잘 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블리자드의 밸런싱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나쁜 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외라면 아마 보통 사람들의 레이드 진도는 높망 일반을 갓 넘어갈 수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용광로는 정공들이나 가겠죠. 최신의 하이엔드 컨텐츠니까요.
이런 상황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가야 하는 높망팟이 여전히 많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한국은 용광로 레벨로 평균이 진입하는데, 문제가 먼저 나타나는 겁니다.
5.1때 제가 겪었던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미 사람이 빠져나가고 있던 듀로탄 호드에서, 초반에 겨우겨우 막공 두어번을 갔었으나,
내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기준이 더욱 빠르게 올라가 버렸습니다.
공찾이나 가면서 수많은 일퀘들만 하고 있었죠.
그리고 5.1이 되었고, 전설퀘를 위해 크라사랑 일퀘들도 다 했는데, 다음 퀘스트가
두 파티 정도의 인원을 모아서 얼라 거점에 있는 npc를 잡으라는 거였습니다.
전 여기에서 접었습니다. 인구열세가 극심해져서 사람을 모아 간다고 해도 쉽지 않은데
사람 모으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했죠.
드군때 이 꼴을 보기 싫어서 사람이 더 많은 서버에서 새출발을 했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속도만 느리다 뿐이지 비슷합니다.
파티의 기준이 내 성장보다 빠릅니다. 이건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느린 사람들이 갈 곳은 없어지고, 쉬게 되는거죠. 다음 확팩까지.
템렙이 낮아서 못 가고, 다음은 경험이 없어서 못 가고, 반복이 되는겁니다.
제대로 된 근거도 없는 분석이고 예측입니다.
그런 것들을 구하기에는 저도 지치네요.
토요일 낮에 세 시간 정도를 딴짓하면서 파티창을 보다가, 지겨워져 버렸습니다.
좀 가벼운걸 해야겠다, 싶었죠.
6.2에서 다시 반등을 꾀한다면 아마 주둔지 4레벨과 PLEX 등이 주 요소가 되겠네요.
이전처럼, 새 레이드 던전과 새 평판과 일퀘를 메인으로 낸다면,
이는 전혀 메리트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단점으로 작용할지도 모릅니다.
게임이 오래되다 보니 생기는 문제들인가 봅니다. 여러가지로요.